캡콤의 레지던트 이블 2 리메이크는 메타스코어 91점을 받으며 원작 89점을 넘어섰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옛날 게임 리메이크가 뭐 대수냐' 싶었는데, 직접 플레이하고 나니 왜 이렇게 평가가 좋은지 단번에 이해가 됐습니다. 제가 클래식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를 접했을 때 느꼈던 불편함과 짜증은 온데간데없고, 공포감만 제대로 살아있더군요.
게임 편의성 향상
레지던트 이블 2 리메이크를 플레이하면서 가장 감탄했던 부분은 편의성입니다. 여러 게임을 하다 보면 항상 고민되는 게 있죠. "이 아이템 나중에 또 쓰나? 버려도 되나?" 이 게임은 그런 고민을 시원하게 해결해줬습니다. 아이템을 사용할 시점이 되면 게임이 자동으로 폐기 여부를 알려주거든요.
지도 시스템도 굉장히 똑똑합니다. 해당 구역을 다 둘러봤는지 색깔로 표기해주고, 열쇠 같은 아이템의 사용 위치도 명확하게 표시됩니다. 보통 게임들은 "어디였지? 거기가 맞나?" 하면서 헤매게 만드는데, 이 게임은 그런 스트레스를 최소화했습니다. 제가 공략 없이 진행했는데도 7시간 만에 클리어할 수 있었던 건 이런 섬세한 배려 덕분이었습니다.
오리지널에서 불편했던 고정 카메라 시점이나 잦은 로딩 구간은 완전히 개선됐습니다. 이제는 공포감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겁니다. 나이프나 섬광탄 같은 보조 무기를 위기 상황에서 반격용으로 쓸 수 있게 바뀐 점도 전략적인 플레이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짧은 분량이 유일한 아쉬움
이렇게 훌륭한 게임을 벌써 다 깨버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분량이 아쉬웠습니다. 제가 레온 시나리오를 공략 없이 진행했을 때 약 7시간 정도 걸렸는데, 클레어까지 포함하면 한 케릭터당 6~7시간 정도입니다. 보너스 모드까지 합치면 총 14시간 이상 플레이할 수 있지만, 요즘 나오는 게임 치고는 짧은 편이죠.
물론 S랭크 도전이나 하드코어 난이도 같은 반복 플레이 요소가 있긴 합니다. 다크소울처럼 회차를 거듭할수록 자신이 성장하는 걸 느낄 수 있고, 처음엔 막막했던 적들을 나중엔 쉽게 쓸고 다니는 재미가 있습니다. 시간 단축을 통한 최강 무기 획득이나 숨겨진 코스튬도 재플레이를 유도하는 요소죠.
그런데 이런 재플레이 요소가 아무리 좋아도, 처음 플레이하는 신선함을 따라올 순 없습니다. 헝크나 두부 모드 같은 추가 콘텐츠도 있지만 본편의 감동을 재현하긴 어렵습니다. 2회차인 클레어 시나리오까지는 재밌게 했는데, 그 이후는 솔직히 동기부여가 약해지더군요. 에이다의 미모가 게임 만족도에 한몫했다는 건 인정합니다만, 그것만으로 3회차, 4회차를 돌리긴 쉽지 않았습니다.
액션성이 훌륭한 공포게임
"인벤토리 압박이 심하다", "달리기가 너무 느리다", "좀비가 쉽게 안 죽는다" 같은 불만을 가진 분들이 있는데, 저는 실제로 써보니 이런 요소들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공포 게임은 원래 어두운 분위기, 폐쇄된 공간, 자원 압박, 제한된 시야를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이게 없으면 공포 게임이 아니라 그냥 액션 게임이 되는 거죠.
제가 처음 이런 류의 게임을 접했을 때도 어떻게 풀라는 건지 헷갈렸습니다. 하지만 하다 보면 익숙해집니다. 처음엔 탄약 부족에 짜증이 났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남아도는 탄약과 익숙해진 컨트롤 덕분에 오히려 여유가 생겼습니다. 이 게임의 밸런스가 얼마나 절묘한지 그제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공포 게임은 취향을 타는 장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깜짝 놀라는 구간이나 끊임없는 긴장감 때문에 아무에게나 추천하긴 어렵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취향이라는 게 경험을 통해 형성된다고 봅니다. 한두 번의 경험으로 "내 취향이 아니야"라고 단정 짓는 건 성급합니다.
타이런트가 스토커처럼 끊임없이 쫓아오는 것도 입문자에겐 스트레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단조로워질 수 있는 플레이 동선에 신선한 변화를 주는 요소였습니다. 좀비들도 이제는 쏴도 죽지 않는 진짜 좀비로 돌아왔고요. 처음의 어렵고 막막했던 순간을 넘어 스스로 공포를 통제하는 순간이 오면,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끝내주는 경험을 얻게 됩니다.
레지던트 이블 2 리메이크는 대중적이지 않은 장르임에도 그 장르에 빠지게 만들 정도로 매력 있는 작품입니다. 짧은 분량이 아쉽긴 하지만, 그 안에 담긴 공포감과 편의성, 절묘한 밸런스는 메타스코어 91점이 결코 거품이 아님을 증명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플레이해보시길 추천합니다.
- 정식 명칭: Resident Evil 2 Remake
- 한글 제목: 바이오하자드 2 리메이크
- 장르: 서바이벌 호러 / 액션 어드벤처
- 개발사: Capcom
- 퍼블리셔: Capcom
- 출시일: 2019년 1월 25일
- 플랫폼:
- PlayStation 4 / PlayStation 5
- Xbox One / Xbox Series X|S
- PC (Steam / Epic)
- 한국어: 자막/음성 한국어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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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youtu.be/SHkRki_rSMA?si=4xW2l0XCdOZ8wvb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