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어벤져스는 크리스탈 다이나믹스와 에이도스 몬트리올이 개발한 기대작이었습니다. 툼레이더 리부트 3부작에 관여한 제작진과 너티독 출신 개발자가 참여했다는 소식은 마블 팬들에게 큰 기대감을 안겨주었습니다. 하지만 출시 후 평가는 엇갈렸습니다. 화려한 액션과 IP의 매력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버그와 미완성된 시스템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게임의 스토리 구성부터 전투 시스템의 문제점, 그리고 엔드 콘텐츠의 한계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스토리와 캐릭터: 미즈 마블을 중심으로 한 재결합 서사
마블 어벤져스의 싱글 플레이 캠페인은 사실상 튜토리얼 역할을 하며, 미즈 마블(카말라 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어벤져스 멤버들이 분열되었다가 다시 뭉치는 과정을 각 멤버의 시점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입니다. 해산된 어벤져스라는 컨셉과 다수의 등장인물들을 중구난방하지 않게 유저들에게 전달하는 데 있어 탁월했습니다. 어벤져스 팬인 플레이어들이 감정 이입하기 쉽게 만들어진 점 역시 장점으로 꼽힙니다.
그러나 캐릭터 디자인과 성격 면에서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원작 코믹스에서 디자인을 따오고 MCU에서 성격을 가져왔는데, 이 조합이 팬들에게는 짝퉁 같은 느낌을 주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MCU에 익숙한 팬들에게는 어색함이 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DC의 '아캄버스'나 '인저스티스'가 원작의 영향을 많이 받아 호평받은 것과 비교되며, 이 게임은 다소 짝퉁 같은 느낌을 준다는 평입니다.
캠페인에 나오는 연출은 상당히 칭찬할 부분입니다. 툼레이더 제작진과 너티독 출신이 제작한 게 티가 나는 연출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MCU로 마블을 접한 팬으로서 토니와 스티브가 다시 만나는 장면이 영화에서 본 듯한 감동을 주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수십 년간 코믹스와 영화에서 활용된 '잠적했다가 돌아오는 캡틴' 클리셰가 다시 봐도 좋았다는 감상입니다. 각 캐릭터의 매력이나 개성을 잘 살린 부분들이 마음에 들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다만 게임 스토리의 경우 너무 뻔한 스토리로 진행되는 점에 있어 아쉬운 부분입니다. 상점에 있는 '이야기 깊은' 태그는 무시하면 됩니다. 메인 스토리 분량은 수집품들 다 먹으면서 진행하면 10~11시간 정도 나오며, 각 캐릭터별로 짧은 미션들도 있어 온라인 협동을 중심으로 제작한 게임 치고 은근 분량이 되는 편입니다. 다만 메인 스토리의 후일담을 일부 멀티 미션에서 다루는 건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전반적으로 캠페인은 잘 만든 튜토리얼이라는 인상이 강하며, 앤섬보다는 확실히 재미있었다는 평이었습니다.
전투 시스템: 영웅 디자인의 장점과 액션의 한계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영웅들의 디자인과 특색이 매우 뚜렷하고 좋았다는 점입니다. 특히 아이언맨 플레이는 우리가 상상했던 영화 속 아이언맨의 비행, 전투, 화력 지원, 근접 공격 등의 요소가 그대로 잘 구현되어 있어 높은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스킬 트리와 아이템에 따라 캐릭터의 특화 방향이 달라지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일부 캐릭터들의 액션은 '갓 오브 워' 시리즈의 크레토스 능력치를 세분화하여 가져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토르의 망치는 리바이어던 도끼,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는 다크 파페, 카말라 칸은 헌터 블레이드, 헐크는 스파르탄의 분노와 유사하다는 평입니다.
또한 '디아블로' 스타일의 파밍 게임으로, 멀티플레이에서 아이템을 얻는 재미가 컸습니다. 아이템 강화와 세트 아이템을 위해 꾸준히 파밍해야 하는 점도 몰입감을 높였습니다. 정신없이 손을 움직여야 하는 플레이가 졸릴 틈이 없어 묘한 중독성을 제공하며, '오늘 전설 하나만 더 먹고 잘까' 같은 디아블로식 심리를 자극합니다.
하지만 개발사가 액션 게임 제작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드벤처 게임을 만들던 회사이다 보니 액션이 어딘가 애매합니다. 특히 록온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원치 않는 대상에 록온되어 전투의 흐름을 방해합니다. 회피 시스템 또한 조악한 반응성을 보입니다.
액션과 타격감의 경우 딱 봐도 타격감이 좋을 캐릭터(헐크, 아이언맨)가 제일 별로고 나머지는 전체적으로 욕먹는 것에 비하면 나은 편입니다. 전체적인 이펙트가 영웅 기술을 제외하면 약간 밋밋한 느낌이 있다고 해도, 다른 캐릭터들은 그래도 사운드가 어느 정도 묵직한 느낌을 살리는 편인데 왜 헐크랑 아이언맨만 사운드가 김새는지 모르겠습니다. 헐크로 적들 때리는 것보다 맵에 널부러진 컴퓨터 때리는 게 타격감이 더 찰진 게 말이 되는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가장 큰 전투 불만 중 하나는 모든 원거리 적의 공격이 유도탄처럼 플레이어를 따라온다는 점입니다. 미사일뿐만 아니라 일반 총알이나 파티클 빔까지 유도 기능이 있어 회피 타이밍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심지어 적이 쏜 후 회피를 해도, 공격이 도착하기 직전에 다시 피해야 하는 방식이라 난전 상황에서는 피하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적이 동시에 많이 등장하고 광역 공격이 남발되어 플레이어는 억울한 죽음을 많이 경험하게 됩니다. 완벽한 회피 시스템조차 뒤에 벽이 있으면 넉백을 당해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도 많아 전투 설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제작진은 루팅 장르가 처음이다 보니 타 루팅 게임을 참고했는데, 하필이면 타 루팅 게임에서 지적받는 유저들 기분만 불쾌해지는 몹 유형(쉽게 생각하면 데스티니 시리즈 용사 같은 몹)도 도입되어 전투를 계속하다 보면 패턴화되고 루즈해집니다. '다크 소울'이나 '몬스터 헌터'처럼 적들의 수가 적거나 일대일 전투에 집중하는 게임과 달리, 이 게임은 너무 많은 적과 광역 공격을 동시에 투입하여 플레이어에게 큰 부담을 줍니다. '갓 오브 워'처럼 적의 수를 줄여 전략적 전투를 유도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엔드 콘텐츠와 버그: 미완성 출시의 대가
엔드 콘텐츠에서 동기 부여가 너무 부족하다는 점도 큰 아쉬움으로 꼽힙니다. 파밍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디아블로'처럼 랭킹이나 딜량, 클리어 타임을 보여주는 시스템이 없어 유저들이 계속해서 플레이할 이유를 찾기 어렵습니다. 만렙 이후에도 정복자 레벨을 통해 강해질 수 있는 디아블로와 달리, 이 게임은 아이템 파밍의 깊이도 부족하며, '경이 등급' 아이템이 잘 나오지 않고 이를 얻어야 할 확실한 이유도 없습니다.
멀티플레이의 경우도 대표적인 루팅 게임들과 비교하면 콘텐츠 분량이 확실히 밀립니다. 콘텐츠 적다고 욕먹은 데스티니 1 본편, 데스티니 2 본편한테 도게자 해야 할 정도입니다. 그나마 여러 유저와 협동으로 마블 영웅 간의 시너지로 이루어진 액션을 즐기는 게 큰 장점이지만, 아쉽게도 반복해서 플레이하기에는 상술한 문제들이 반복 플레이의 발목을 잡습니다. 캐릭터의 종류가 많아 다채롭게 플레이를 가능했으면 모르겠지만 현재는 6명이 전부이며 나머지는 '추후 추가'입니다.
이러한 엔드 콘텐츠의 부실은 싱글 플레이 게임을 만들던 회사가 멀티플레이 게임을 만들려다 욕심을 낸 결과라는 평입니다. 유료 DLC를 통해 대규모 레이드나 매력적인 빌런 콘텐츠가 추가되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현재로서는 반복적인 잡몹 사냥 외에는 즐길 거리가 부족하여 유저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문제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버그입니다. 출시 일주일이 지나도 버그는 끊임없이 발견되며, 플랫폼과 유저마다 겪는 버그의 종류가 다릅니다. 특히 '스킨 버그'처럼 얻은 스킨이 사라지거나 게임이 멈추거나 꺼지는 현상, 자막 오류 등 심각한 버그들이 많아 덜 만들어진 상태로 출시된 게임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몹이 갑자기 증발해서 멀티 미션을 클리어 못한다거나, 컷씬이 곱창나는 버그, 자막 싱크 버그 말고도 자막이 같은 대사 2번 나오거나 자막이 아예 증발하는 버그도 있습니다. 허공에 총만 떠 있어서 뭔 상황인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이게 출시 연기를 하고, 기종별로 나눠서까지 클로즈 베타와 오픈 베타를 진행한 게임의 퀄리티라는 게 감탄스러울 부분입니다.
게임 전반의 디자인, 특히 UI/UX는 매우 불편합니다. 미니맵이 없어 길 찾기가 어렵고, 원하는 버튼이 어디 있는지 찾기 힘들며, 맵상 마커나 아군 위치가 실시간으로 표시되지 않아 답답함을 유발합니다. 심지어 대형 맵 자체가 없어 만들다 만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맵 구조가 복층으로 되어 있고 빠른 이동 시스템도 숨겨져 있어 이동에 큰 불편함이 따릅니다.
- 타이틀: Marvel's Avengers (마블 어벤져스 완전판/디피니티브 에디션)
- 장르: 액션 어드벤처, 히어로 액션 RPG
- 개발사: Crystal Dynamics
- 퍼블리셔: Square Enix
- 출시일: 2020년 9월
- 플랫폼: PS4, PS5, Xbox One, Xbox Series X|S, PC
- 한국어 지원: 자막 한글화
- 플레이 인원: 싱글 + 온라인 협동(최대 4인)
